각인식 날, 내 운명의 짝 알렉스 버크와 내 여동생 로즈 로스가 탈의실에서 정을 통하는 모습이 발각됐다. 그 바람에 나는 무리 전체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굴욕에 몸부림치던 그때, 알파 네이트 하일랜드가 앞으로 나서더니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를 각인했다! 결혼 후 네이트는 나를 유난히 잘 챙겨줬다. 하지만 우리는 좀처럼 새끼를 가질 수 없었다. 결국 시험관 시술까지 받아 마침내 임신에 성공했고, 네이트는 더욱 세심하게 나를 보살폈다. 잠꼬대 속에서까지 나를 '자기야'라고 불렀다. 나는 이것이 달의 여신이 내린 축복이라 믿었다. 그렇게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던 어느 날, 나는 네이트와 그의 베타가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네이트,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루나 다이애나는 너를 그렇게 사랑하고 아끼는데. 그런데 로즈가 아픈 게 무서워서 임신을 피한다고, 몰래 두 사람의 난자를 바꿔치기해서 루나 다이애나가 로즈의 아이를 대신 임신하게 만들었다고? 두 달 뒤면 새끼가 태어나는데! 이 일을 어쩔 셈이야?" 네이트는 잠시 침묵했다. 그러더니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새끼가 태어나면 로즈에게 넘겨서 엄마가 되고 싶다는 그녀의 꿈을 이루게 해줄 거야. 다이애나에게는 새끼가 사산됐다고 말할 거고. 어차피 버려진 오메가일 뿐이잖아. 평생 그녀와 함께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야." 그가 내게 보여준 사랑과 다정함은 모두 가짜였던 것이다. 나는 곧바로 낙태 수술 일정을 잡았다. 이런 더러운 새끼는 원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이 가짜 같은 결혼에 매달릴 생각도 전혀 없다. 나는 오메가일지 몰라도, 누군가의 꼭두각시는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