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살 일러스트레이터 소완은 우울증에 갇혀 배달 음식 상자가 쌓인 원룸에 틀어박혀 있다. 그림은 그려지지 않고, 고객은 떠나가고, 마치 투명인간처럼 살아간다. 어머니 왕슈란은 딸이 안쓰럽지만 곁에서 돌볼 수 없어, 같은 마을의 오랜 친구 류구이화를 불러 도시로 올라와 돌봐주게 한다. 소완은 구원자가 온 줄 알았지만, 온 건 '산적'이었다. 류구이화는 들어서자마자 남향 안방을 차지하고, 소완이 석 달 동안 그린 원고를 휴지통에 버리고, 수십만 원짜리 에센스를 몰래 쓰고, 낯선 사람들을 거실로 불러들여 화투를 친다. 가장 심한 건, 소완이 겨우 화상 회의를 잡아 협업을 논의하려는 순간, 류구이화가 일부러 TV 볼륨을 최대로 틀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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