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자존심도 없이 그를 사랑했다. 3년 동안 백 번의 이혼 서류에 서명하고, 백 번 다시 기어가 그에게 애원했다. 알레르기가 있는 그녀에게 억지로 술을 들이켜게 하고, 의붓여동생이 어머니의 유품을 부수는 것을 방관했으며, 열아홉 살에 처음 낀 보청기를 손찌검으로 망가뜨려도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백한 번째, 그녀는 핏빛 드레스를 입고 서명을 마친 뒤 떠나버렸다. 문 밖에서는 수년간 조용히 그녀 어머니의 항암 치료를 후원해 온 실리콘밸리의 거물이 두 팔을 벌린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멀리 떠나고 나서야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손수 잃어버린 것은 무릎 꿇은 여자 하나가 아니라, 이번 생에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별 하나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