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조, 천하의 상제도는 철의 장막 같아, 백성은 허리를 굽힌 채 백 년을 살았다. 심묵은 멸문 사건에서 유일하게 완전히 죽지 않은 사람으로, 이름을 숨기고 차를 끓인 지 오 년, 기다린 것은 손님이 아니라—때였다. 낡고 헤진 장부 한 권, 몰락한 표국 하나, 암행어사 한 명, 북리 여간첩 하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그의 바둑판 위의 말이다. 그는 반역하지 않는다, 그는 상제도를 해체한다. 소금, 비단, 차, 어음, 구질서의 기둥을 하나씩 뽑아낸다. 옥병진에서 경성까지, 밑바닥 백성에서 권신 배세안까지, 그는 상업과 정보와 시간차를 이용해, 풀 수 없어 보이는 한 판의 바둑에서 가난한 이들이 서서 살아갈 길을 열어젖힌다. 창생의 판, 수를 두면 후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