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풍경은 빠르게 뒤로 물러나지만, 객실 안의 거리는 조금씩 좁혀진다. 낯선 남녀는 그저 옆자리였을 뿐인데, 어색한 눈맞춤에서 시작된 숨결이 점점 흐트러진다. 좁은 공간은 사소한 신체 접촉마저도 선명하게 만들고, 욕망은 침묵 속에서 불붙는다. 누군가는 치밀하게 준비한 거짓말을 안고 열차에 오르고, 누군가는 아슬아슬한 체온 속에서 경계를 서서히 풀어간다. 여행 중의 금지된 만남은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고속열차가 임시 침소가 되고, 창가의 풍경이 정욕으로 대체될 때, 거짓말과 육욕의 소용돌이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