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수영장에 갑자기 물에 흠뻑 젖은 몸이 하나 더 나타났다. 유리는 그를 물 밖으로 끌어올렸고, 상대의 가슴에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었다. 자신을 브라이언이라고 소개한 그는 병원도, 수혈도 거부한 채 낮게 말했다. "내가 네 피 냄새를 맡지 않게 해줘." 브라이언은 무리를 탈출한 뱀파이어로, 아버지가 남긴 계율을 지키고 있었다. 절대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유리에게서 풍기는 기운은 저주 같아서, 그를 거듭 이성의 경계에서 끌어당겼다. 한편 소꿉친구 루시우스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고, 늑대인간의 본능이 그를 유리를 지키고 싶게 만들면서도 이 불청객을 찢어발기고 싶게 했다. 숲속의 옛 무리가 찾아와 가면 아래에서 던진 질문은 단 하나였다. "네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해." 브라이언이 답했다. "그럼 내 시체 위에서 가져가." 낮에는 운동장과 교복, 밤에는 피의 계약과 대치. 유리는 자신이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고, 이중 혈통이 상처와 입맞춤 속에서 동시에 깨어난다. 세 사람은 운명에 의해 한 줄에 묶였다. 누군가는 그를 약으로 삼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그를 가족으로 삼고 싶어 하며, 그는 그저 묻고 싶을 뿐이다. "너는 대체 어디서 떨어진 거야?"